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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몸과 마음의 균형이 최고 - 건강 하려면 걷고 걸어라

“요즈음 사람 새보다도 덜 걸어요”

 [중앙일보] 원불교 손흥도 교무가 말하는 마음과 몸

몸과 마음의 균형이 최고
건강 하려면 걷고 걸어라

 “현대인은 새보다 덜 걷는다고 합니다. 하늘을 나는 새보다 땅을 덜 밟는다는 얘기죠.”

2일 서울 종로5가의 보화당 한의원. 제산(濟 山) 손흥도 원불교 교무(59·원광대 한의과대학장·사진)를 만났다. 그는 원불교 최고 의결기구인 수위단 단원이기도 하다. 30년 넘게 마음을 닦는 수행자이자, 29년째 환자들을 진료하는 한의사다. 그러니 마음도 알고, 몸도 안다. 궁금했다. 손 교무가 보는 마음과 몸, 건강과 질병은 서로 어떤 관계인지 말이다.

원광대 원불교학과 학생들은 기숙사 생활을 한다. ‘출가’에 뜻을 둔 이들이라 기숙사는 일종의 ‘선방(禪房)’이다. 엄격한 규율을 지켜야 하고, 그 속에서 ‘참선’을 이어가야 한다. 학창 시절 4년은 이들에게 힘겨운 시간이다. 끊임없이 ‘나’를 돌아보며 성직자로 살기 위한 주춧돌을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학 공부보다 기숙사 생활을 더 중히 여긴다.

손 교무는 그걸 10년이나 했다. “스물여섯 살 때 원불교학과를 졸업했죠. 동기들은 다들 교당으로 떠났어요. 그런데 저는 남았죠.” 교단에서 ‘한의학을 전공해보라’는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원광대 한의과에서 6년간 공부를 더 했다.

“그때는 ‘내가 남보다 업장이 더 두텁나 보다’라고 생각했죠. 10년에 걸친 기숙사 생활은 제 자신을 더욱 철저하게 돌아보는 시간이 됐습니다.”

손 교무는 한의사가 됐다. 마음을 닦는 이가 몸을 닦는 법도 배운 셈이다. “원불교는 영적인 구원에만 무게를 두진 않습니다. 육신의 건강도 중시하죠.” 이유를 물었다. “원불교의 가르침은 ‘영육쌍전(靈肉雙全)’입니다. ‘마음과 몸을 같이 온전하게 하자’는 뜻이죠. 이 말 속에 마음과 몸, 건강의 관계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그는 사람의 몸이 ‘소우주’라고 했다. “사람은 하늘과 땅 사이에서 가장 고귀한 존재죠. 한의학에선 ‘사람의 머리가 둥근 것은 하늘을 본받았고, 발이 모난 것은 땅을 본받았다. 하늘에는 사시(四時)가 있고, 사람은 사지(四脂)가 있다. 하늘에는 오행이 있고, 사람에겐 오장이 있다. 하늘에는 육극이 있고, 사람은 육부가 있다. 하늘에는 365도가 있고, 사람에겐 365골절이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인체가 우주의 속성을 빼 닮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손 교무는 ‘막힘 없는 소통’을 강조했다. “사람은 막히면 병이 오죠. 몸도 그렇고, 마음도 그렇죠. 사람과 사람 사이도 마찬가지죠. 소통이 안 되니까 우울증이 오는 겁니다. 몸도, 마음도, 사람 사이도 막힘 없이 통해야 합니다.” 우주와 자연의 걸림 없는 에너지, 그게 사람의 몸에도 막힘 없이 흘러야 한다고 했다.

환자가 찾아오면 손 교무는 ‘얼굴’을 먼저 본다. 그리고 서있는 모습과 걷는 모습을 살핀다. “그럼 건강 진단의 70%는 끝난 셈이죠.” 이유가 있다. ‘얼굴’에 마음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가령 성격이 급한 사람은 얼굴이 마르고 긴장돼 있어요. 대개 위장 질환이 많죠.”

그는 진료실에서 환자와 많은 대화를 나눈다. “그래야 이해할 수 있거든요. 저 사람이 왜 이 병을 가지고 있는지 말이죠.” 어떤 환자는 “이 얘기는 처음 해요”라며 ‘아픈 기억’을 쏟아내기도 한다. 진료실에서 울음을 터뜨리기도 한다. “그럼 울게 놔둡니다. 모든 병은 마음에서 오니까요. 울고 난 뒤에는 막힌 게 조금이라도 뚫리죠. 다음에 올 땐 그 환자의 얼굴이 더 맑아요.” 그래서일까. 일흔, 여든이 넘은 할머니들도 마음을 보는 손 교무에게 “친정 오라버니 같소”라고 말한다.

‘막힘 없는 마음’을 갖는 건 쉽진 않다. “구체적으로 어찌해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손 교무는 “저 밖에 서 있는 가로수를 보라”고 했다. 버스가 내뱉는 매캐한 매연 속에 종로의 가로수가 서있었다. “보세요. 저 가로수는 말이 없죠. ‘왜 나는 매연이 많은 길가에 심어졌을까’ ‘왜 하필 바람이 많은 곳에 심어졌을까’라고 원망하지 않죠. 그냥 서 있을 뿐이죠. 그래서 매연도, 바람도 내 안에서 걸리지 않게 하죠.” 그게 바로 ‘지혜’라고 했다. 자연의 지혜, 우주의 지혜라고 했다.

가로수에게 바람은 일종의 시련이다. “삶의 시련도 항상 내가 견딜 수 있는 만큼 오는 겁니다. 그리고 거센 바람이 지나가면 나무는 더 튼실해지죠.”

사람도 그렇단다. 큰 시련이 지나가면 더욱 강해진다고 했다. “나무가 바람을 그렇게 보듯이, 사람도 시련을 그렇게 봐야죠. 그런데 이미 지나가버린 시련을 마음속에 계속 붙들고 있다면 막히게 되죠. 마음도 막히고, 몸도 막히는 겁니다.” 그래서 병이 생긴다고 했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이 최고의 보약이죠.”

손 교무는 불쑥 ‘시소’ 얘기를 꺼냈다. “사람 몸에는 ‘수기(水氣·물의 기운)’와 ‘화기(火氣·불의 기운)’가 있어요. 시소처럼 둘이 균형을 이뤄야 합니다.” 가령 화를 내면 불의 기운이 머리 위로 올라간다고 했다. 그래서 물의 기운을 잘 채워야 불의 기운도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땅을 많이 밟으라”고 주문했다. “사람의 발바닥이 수기를 충전하는 통로죠. 또 땅에는 우주의 지기(地氣)가 있어요. 사람은 땅을 밟으며 그 수기를 충전합니다. 그런데 현대인은 땅을 디디는 시간이 너무 짧아요.” 출근할 땐 차를 타고, 사무실에 올라갈 땐 엘리베이터로, 또 퇴근할 때도 차를 탄다. 그래서 현대인에겐 걷거나, 뛰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했다. “오죽하면 날아다니는 새보다 땅 밟는 시간이 적다고 했을까요.”

손 교무는 요즘 불고 있는 ‘웰빙’이나 ‘건강 붐’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현대인은 몸 건강에만 목숨을 겁니다. 본말이 전도된 거죠. 각 종교의 수행자들이 정신적 깨달음에 무게를 두는 이유를 짚어보세요. 마음과 몸은 둘이 아닙니다. 마음이 맑아지면, 몸도 따라서 맑아지는 법이죠. 주종 관계니까요.”

그렇다고 몸을 무시하자는 건 아니다. “몸은 정신이 거하는 집이죠. 그런데 집이 약하고, 망가지고, 허하면 어찌 될까요. 정신도 따라서 약해지는 겁니다.”

손 교무는 방학 때마다 해외 의료봉사를 다닌다. 1998년부터 10년째 인도·네팔·러시아·몽골·독일 등지에서 의술을 베풀고 있다. 한번은 독일 레겐스부르크 의대에서 그곳 의사들을 상대로 강연을 했다. 침술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고, 그는 일일이 답을 했다. 그러자 강연을 주선한 독일 의사가 “제 환자를 좀 봐달라. 도무지 낫질 않는다”고 부탁했다.

손목 골절 이후 3년째 왼손이 마비된 39세의 독일인 주부였다. 손 교무는 마비된 왼쪽이 아닌 오른쪽 손목에 침을 다섯 개 꽂았다. 많은 독일인 의사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침을 꽂고 계속 자극을 줬어요.” 그렇게 5분쯤 지나자 환자의 손가락이 꼼지락거렸다. 그리고 자유롭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여성은 “3년간 안 나았던 손”이라며 주저앉아 엉엉 울고 말았다.

그러나 손 교무는 “아무리 빼어난 침술도 마음을 잘 다스리는 건강법에 비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침이나 뜸, 보약은 모두 보(補)하는 역할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마음이 가면 기운이 따라가고, 기운이 가면 혈이 따라가죠. 그래서 마음을 늘 모으면 엄청난 에너지원이 내 속에 생깁니다. 침이나 뜸의 효능도 내면의 에너지에는 미치질 못합니다.”


글=백성호 기자, 사진=조용철 기자

◇수위단=원불교 교단의 최고 의결기구다. 교단의 수장인 종법사 선출을 비롯해 교단법 제정과 중요 인사의 임면 등을 맡고 있다. 수위단은 종법사를 단장으로 남자 9명, 여자 9명의 정수위단원과 남녀 각 4명씩의 봉도수위단원(출가자), 호법수위단원(재가자)으로 구성된다.

◇영육쌍전(靈肉雙全)=원불교의 생활방식을 대표하는 사상 중 하나다. 영적인 측면과 물적인 측면, 마음과 몸이 같이 온전함을 뜻한다. 원불교를 연 소태산(본명 박중빈·1891~1943) 대종사는 “새 세상의 종교는 수도와 생활이 둘이 아닌 산 종교라야 한다”며 “진리를 얻고 영육을 쌍전하여 개인·가정·사회·국가에 도움이 되게 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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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3.06 -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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